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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작품 소개
걸어도 걸어도(Still Walking)는 2008년에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Jirokazu Kore-eda)감독의 가족 드라마 영화로,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 감독 중 한 명입니다. 영화는 일본의 전통적인 가족 관계와 현대 사회의 변화 속에서 겪는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서정적이고 사실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걸어도 걸어도'는 개봉 이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으며, 고레에다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2. 줄거리와 주요 테마
영화는 어느 여름날, 주인공 료타(아베 히로시)가 그의 새 가족과 함께 부모님의 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됩니다. 이들은 15년 전 바다에 익사한 료타의 형 준페이의 기일을 기리기 위해 모인 것입니다. 료타는 부모인과의 갈등을 안고 있으며,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영화는 가족들이 하루 동안 함께 지냐며 겪는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그들 사이에 얽힌 복잡한 감정과 억눌린 갈등을 서서히 드러냅니다.
주요 테마는 가족의 연대와 상실, 그리고 세대 간의 갈등입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현대 일본 가족이 겪는 상실과 슬픔을 진솔하게 그려내며, 세대 간의 소통 부재와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을 탐구합니다. 가족이라는 관계 속에서 각자가 지닌 상처와 아픔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서로를 용성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3.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준 감동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섬세한 연출과 일상적인 순간의 아름다음입니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시작한 이력 때문인지 그의 영화는 여느 영화 달리 더 현실적이고 일상적이라 큰 감동을 줍니다. 가족 간의 대화와 사소한 행동들 속에서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를 드러내며, 이를 통해 가족이라는 복잡한 구조를 자연스럽게 묘사합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관객은 인물들의 삶에 깊이 공감하게 되죠. 이것이 바로 거장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 그만 불러도 되지 않아? 우리 만나는 게 힘들어 보여."
"그래서 부르는 거야. 증오할 상대가 없는 만큼 괴로움은 더하는 거야."
자식을 잃은 엄마의 아픔과 함께 섬뜩한 사람의 본성을 드러내는 대사.
사실적인 연기. 배우들은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각 캐릭터의 내면을 진솔하게 표현합니다. 특히 키키 기린과 요시나가 사유리의 연기는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여, 영화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거기에 국민 배우 아베 히로시의 명품연기와 앙상블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장센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레에다는 일본의 전통적인 가정집과 자연 풍경을 통해,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을 시각으로 표현합니다. 이 시각적 요소들은 영화의 감정적 톤을 강화하며, 관객에게 일본 전통 가정의 따뜻함과 동시에 그 속에 감춰진 아픔을 느끼게 합니다.
4. 연출 스타일 분석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섬세한 관찰과 미세한 감정 묘사를 통해, 가족 간의 복잡한 관계를 사실적이고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가족이 함게 보이는 하루 동안의 일상을 통해, 각 인물의 내면과 관계를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특히, 카메라는 가족 간의 대화와 사소한 행동들에 집중하며, 인물들의 내면적 갈등과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고정된 카메라와 프레임 구도. 흔히 오즈 야스지로 감독을 비교하게 됩니다. 하지만 히로카즈의 앵글은 고정된 듯 착각을 느낄 정도로 서서히 움직이며 인물에게 다가가죠. 카메라 앵글은 인물들 간의 거리감과 관계의 복잡성을 표현합니다. 예를 들어, 식사 장면에서 가족들이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아 있지만, 카메라는 이들을 멀리서 고정된 시점으로 바라봅니다. 각 인물들이 느끼는 거리감과 고립감을 시각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이러한 연출은 관객이 마치 방 안에 앉아 가족의 일상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따뜻한 색감과 자연광을 통해 가족의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동시에 그 속에 감춰진 슬픔과 상실감을 강조합니다. 화면의 색은 환한 노란색이라면 내면의 색은 짙은 푸름이 느껴집니다.
일상의 대화와 침묵. 감독은 가족 내에서의 소통 부재와 억눌린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침묵과 여백은 더 강렬한 감정적 효과를 만들어 내며, 관객이 인물들의 심리적 상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말보다 무서운 것은 침묵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현실적인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가족이라는 복잡한 관계 속에서 인간의 내면적 갈등과 화해를 탐구한 영화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