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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포리 아 되
감독: 토드 필립스
주연: 호아킨 피닉스, 레이디 가가
촬영: 로렌스 셔
개봉: 2024년 9월 4일
“웃음을 잃은 자, 그리하여 웃음으로 복수하는 자.”
조커는 고담시의 범죄 세계에서 희대의 악당으로 변모하는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분)의 이야기를 더욱 깊게 탐구합니다. 전편에서 조커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였던 아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고담의 심장부를 향한 어둠의 여정을 시작합니다. 영화는 그의 정신 상태가 어떻게 더 깊이 일그러지며, 고담을 혼돈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게 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조커: 폴리 아 되는 불평등한 사회에서 소외된 자의 고독과 절망을 담아냅니다. 단순히 악당의 탄생 과정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격차와 소외가 어떻게 한 사람을 파멸로 이끄는지를 비극적으로 묘사합니다. 특히 고담이라는 사회는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이 우위를 차지하며, 하층민들이 사회적 불만을 표출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환경을 상징합니다. 조커는 이 속에서 자신을 억압해 온 세상에 복수하듯 광기 어린 웃음과 폭력으로 대응하며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합니다.
악의 탄생이 전적으로 그 사람의 의지가 아닌, 사회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임을 강조합니다. 개인의 악행이 사회적, 환경적 요소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암시하면서 관객들에게 ‘조커’의 존재가 비단 상상의 인물만이 아닌, 현실에서도 마주할 수 있는 비극적 산물일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폴리 아 되(Folie à deux)'는 프랑스어로 '둘의 광기'를 의미하며, 정신의학 용어로 '공유정신병적 장애'를 뜻합니다. 이는 두 사람 이상이 동일한 망상이나 환각 등의 정신병적 증상을 공유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주로 한 사람의 정신병적 증상이 가까운 관계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경우에 발생한다고 합니다.
아서 플렉은 전작에서 이미 조커로 변모했으나, 이번 영화에서는 자신의 정체성과 목적을 점차 확고히 하게 됩니다. 그는 자신의 불안정한 정신과 고통을 마치 예술적 행위로 승화시키듯 표현하며, 스스로 고담에 혼돈을 선사하는 ‘해방자’의 역할을 자임합니다. 호아킨 피닉스는 이 과정에서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해, 관객들로 하여금 혐오와 연민의 경계를 오가게 만듭니다.
고통의 웃음소리: 행복과는 거리가 멀며, 고독과 상처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씁쓸하게 만들죠.
토드 필립스 감독은 색감과 조명, 세트 디자인을 통해 아서의 내면세계를 시각적으로 드러냅니다. 어두운 색조와 그림자를 강조한 고담의 배경은 아서의 심리적 불안과 고립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화면을 채우는 어둡고 탁한 색감은 그의 정체성 변화를 상징적으로 반영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조명을 활용한 장면 구성은 그의 심리적 압박과 고립을 느끼게 합니다. 카메라는 그의 얼굴에 클로즈업을 자주 사용해 그의 내면 감정을 가까이서 포착하며, 관객들이 그의 고뇌와 광기를 더욱 직관적으로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시각적 요소들은 조커라는 캐릭터를 더욱 잊을 수 없게 만드는 핵심적인 장치로 작용합니다.
쿠엔틴 타란티의 극찬!
"2019년 원작보다 훨씬 더 좋았다. 정말, 정말 좋았어요. 음악 시퀀스와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하지만 흥행 실패
토드 필립스 감독은 1편의 엄청난 성공에 힘을 얻어 2편을 뮤지컬로 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분들이 장르적 배신감에 실망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타란티노 감독과 같은 입장입니다. 보는 내내 너무 아름웠기 때문입니다. 왜 이 영화가 이런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을까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음악 시퀀스는 정말 좋았죠. 뜬금없이 노래를 불러 당황하게 만드는 영화와 달리 조커의 심정을 완벽히 드러내며 효과적으로 전달했다고 느껴졌습니다. 이는 지극히 개인이 취향이라 저처럼 뮤지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완성도 높은 뮤지컬 영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조커의 서사를 보고 싶은데 몇몇 뮤지컬 시퀀스가 방해를 한다는 점입니다. 조금만 음악을 뺐더라면, 조금만 그의 이야기를 더 들려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조커: 폴리 아 되를 적극 추천합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의 완벽한 미장센과 연출, 호아킨 피닉스의 최고의 연기, 레이디 가가의 아름다운 목소리.
제겐 2024년 Top10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추천합니다!